미국에서 매년 6월은 'Pride month'라는 이름으로 성소수자들 (LGBTQ)의 자유와 정체성을 기념하는 달이다.
LGBTQ란 레즈비언 (Lesbian), 게이 (Gay), 양성애자 (Bisexual), 트랜스젠더 (Transgender), 성정체성 탐색자 (Questioning)를 통칭하는 단어로 모든 성소수자를 일컫는 단어이다.
Pride month가 되면 뉴욕 곳곳에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달린다.
음식점, 술집, 백화점 등등...
그리고 매년 6월 마지막주 일요일에는 'Pride parade'가 열린다.
맨해튼 북쪽에서부터 남쪽으로 쭉 하루종일 진행되는 퍼레이드인데, 꼭 성소수자가 아니어도 원하는 사람 누구나 함께하며 즐길 수 있다.
내가 정말 놀랐던 점은, 한국의 퀴어 퍼레이드와는 다르게 뉴욕에서 열리는 이 퍼레이드는 성소수자와 아닌 사람들이 모두가 하나되어 즐기고 축하해주는 축제 같은 분위기였다는 점이다.
퍼레이드의 선두 부분에 경찰들이 오토바이로 길을 터주며 교통을 통제해 주고,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구경하는 사람들은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사진을 찍는다.
반대 집회라던가 폭력사태, 혐오 발언 같은 것은 없다.
물론 미국에도 이들을 탐탁치 않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뉴욕 주민의 대부분은 혐오보다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수자들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나는 성소수자는 아니지만, 뉴욕 맨해튼에서 인종적 소수자로 살고 있다.
(아마 우리 집 주변에서는 동양인보다 채식주의자 찾기가 더 쉬울 거라고 남편과 장난 섞인 대화를 한다.)
그렇기에, 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고, 이들을 포용해 주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일종의 안도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동양인 혐오, 성소수자 혐오, 여성 혐오, 남성 혐오 등등 각종 혐오 범죄들도 많이 일어나는 한편, 이런 모든 혐오를 혐오하는 사회적 의식의 합치가 동시에 존재하는 곳.
"뉴욕에 살면 동양인 혐오범죄가 무섭지 않아?" 라고 묻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복잡한 사회적 상황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다만 6월 뉴욕의 무지개 물결을 보면 한 번에 이해가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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