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은 미국 독립선언서가 발표된 날로, 매년 미국 전역에서 불꽃놀이로 독립기념일을 다함께 축하하는 행사를 한답니다.
뉴욕 맨해튼 쪽에서는 Macy's에서 개최하는 불꽃놀이가 가장 유명하고 화려해서 이른 오후부터 불꽃놀이 감상 명소에 자리를 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Macy's 불꽃놀이는 맨해튼과 브루클린 사이의 이스트리버 (east river)에서 열리기 때문에, 맨해튼 동쪽 부근 (42번가 아래)과 브루클린, 퀸즈의 강변에 있는 공원들이 불꽃놀이 감상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 Macy's 불꽃놀이 감상 명소 ]
- Manhattan: Along the FDR Drive at 23rd Street, 34th Street and 42nd Street
- Queen: Gantry Plaza State Park
- Brooklyn: Newtown Barge Park, Transmitter Park or Marsha P. Johnson State Park
저희는 작년에 맨해튼 34번가에서 인파에 깔려죽을 뻔 한 경험이 있어서, 차마 붐비는 곳에 가지는 못하겠더라구요.
그리고 이 날은 오후부터 늦은 밤까지 모든 대중교통수단과 차로를 통제하기 때문에, 불꽃놀이가 끝나고 밤에 우리 동네까지 걸어서 올라올 엄두가 나질 않아서 그냥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거리상으로는 멀어도, 강변 근처에 있으면 보일 것 같더라구요.
저녁으로는 피자를 포장해서 공원에서 먹기로 했어요.
피자를 사러 가는데 온 동네 주민이 저마다 돗자리와 피자를 들고 이스트리버 공원 쪽으로 걸어가더라구요. 왜 꼭 다들 피자를 들고 가는지 ㅋㅋㅋㅋ 그 와중에 왠지 모르게 저희도 피자를 먹어야 될 것 같아서 사러 가는게 너무 웃겼어요.
이탈리안 피자 맛집 'San Matteo'에서 마르게리타 피자와 부라타 피자를 포장해서 갔어요.
이탈리안 피자답게 치즈가 풍부하고 빵이 쫀득한 피자! 대신에 토핑은 아주 간결합니다.
넷이서 피자 2판 시키니 살짝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비빔냉면도 싸와서 같이 먹으니 딱 배부르고 좋았어요.
모두들 공원에 돗자리 펴놓고, 저마다 싸온 저녁을 먹으며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립니다.
이 동네 공원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처음 봤어요.
어렴풋이 보이는 일몰이 하늘을 분홍색으로 물들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죠?
피자를 다 먹고는 저희도 강변 근처에 자리를 잡고 불꽃놀이를 기다렸어요.
불꽃놀이를 더 가까이에서 보려는 사람들은 개인 요트랑 유람선을 타고 강 아래쪽으로 가더라구요.
저녁 8시부터 이어지는 공연이 끝난 후, 9시 25분부터 본격적으로 불꽃놀이가 시작되었어요!
정말 화려하고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답니다. 멀리서 봐도 이 정도인데 가까이에서 보면 정말 장관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 30분 가량 쉴새 없이 터지는 불꽃놀이를 감상하고, 끝나자 공원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다같이 손뼉을 치며 환호했어요.
그리고 일사불란하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우리나라 사람들이 광복절을 엄숙하고 진지하게 기념한다면, 미국인들은 독립기념일을 하나의 축제처럼 생각하고 축하하는 분위기입니다.
크리스마스에 "Merry Christmas!" 라고 인사하는 것처럼, "Happy 4th of July!"라는 인사도 하더라구요.
우리나라의 광복절도 이런 축제 분위기의 기념일처럼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아직도 식민지로서 당했었던 일들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는 위화감이 들 수 있겠다 싶어요.
하여간 미국에 살다 보니 문화적, 역사적으로 신기한 경험을 많이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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