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차에 산부인과에서 채혈 후 진행했던 니프티 검사 결과가 드디어 나왔다!
웨일코넬 산부인과에서 내 혈액을 뽑은 후 '나테라 (Natera)'라는 검사 회사에 보내면 그 회사에서 검사를 진행해서 결과를 병원으로 보내준다.
나테라 홈페이지에 내 계정을 만들었더니, 내 메일로 바로 결과 확인 메일이 왔다.
두근 두근거리며 확인한 결과, 염색체 이상 저위험군 (low risk)!!
염색체 검사이기 때문에 태아의 성별을 알 수 있지만, 우리는 젠더리빌 파티를 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성별은 나중에 병원에서 봉인된 채로 받기로!
그리고 여전한 입덧....
그래도 나름대로 입덧 소울푸드들을 몇 개 찾아서 다행이었다.
김치 만두 + 들기름 막국수 + 마시는 요거트 (꼭 이 회사의 이 제품이어야 한다, 다른 거는 잘 안 넘어가더라)!
이 시기에 우리집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 필수템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요거트부터 한 사발 드링킹해서 입덧을 잠재워 놔야 출근 준비가 가능했다.
입덧 때문에 정신 없어서 그냥 지나쳐버린 우리 연두 생일 ㅜㅜ
작년에는 연두가 좋아하는 간식들로 캣마카세도 만들어 줬었는데....
연두는 2015년 11월 6일 생이라서 벌써 8살이다. 아마 인간 나이로 환산하면 나보다 늙었을 지도...
까먹고 있다가 연두 물품들을 주로 구매하는 Chewy에서 생일 축하 엽서가 와서 그때서야 깨달았다 흑흑
미안해 우리 연두..
정작 자기는 심드렁한 뚱냥이.
내년부터는 너 우리집 막내 아니야 ㅋㅋㅋ 알고 있니?
올해도 우리 팀원들끼리 진행한 땡스기빙 포트럭 파티!
남편이랑 나는 제육볶음을 해갔다.
역시 여러명이서 수다 떨면서 먹으면 입덧이 덜하다.
중국인 팀원이 가져온 마라샹궈 너무 맛있다고 오늘의 베스트 푸드라 그러니까 남은 거 통째로 다 싸줬다.
그래서 이 날 저녁 메뉴는 마라샹궈 + 남은 제육볶음 조금 + 내 사랑 들기름막국수 ㅋㅋㅋ
컨디션도 괜찮고 날씨도 좋은 어느 토요일 낮에는 다운타운 내려가서 Saks fifth 장식도 구경했다.
매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거대한 장식을 해 놓는데, 이번에는 디올과 콜라보한 듯.
작년보다 장식이 더 예쁜 것 같네 ㅎㅎ
하지만 정작 나중에 크리스마스 라이트 쇼는 집콕하느라 못 봤다ㅜㅜ
다음 날, 일요일은 루즈벨트 아일랜드 내에서 열리는 오픈 하우스 구경갔다.
셀링선셋 프로그램 보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만 있는 '오픈 하우스'라는 개념이 궁금했는데, 마침 열린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길래 냉큼 구경하러 가봤다.
Eric Mackey라는 화가와 콜라보(?) 처럼 오픈 하우스를 하고 있어서, 집안 곳곳에 이 화가의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집 구경도 하면서 그림도 살 수 있는 그런 행사로 기획한 것 같다.
들어가자마자 부동산 업자가 "Mimosa or prosecco?"라고 물었는데, 임신해서 술 못마신다 그러니까 오렌지 주스를 따라 줬다 ㅋㅋ
오픈 하우스 때 샴페인이나 칵테일 마시며 집 구경하는 건 셀링 선셋과 똑같군!!
2.5베드룸에 맨해튼 뷰의 테라스까지 근사하게 있는 집 치고는 매매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maintenance fee가 엄청났다.
집 거래에 관심이 있어서 간 건 아니라 빠르게 구경하고 컴백 ㅎㅎ
그리고 11주 6일차에는 용용이의 목투명대 검사 (nuchal translucency)가 있었다.
태아 수종이라는 아픈 경험이 한 번 있었기에, 그 전날부터 잠도 안 올 정도로 너무 긴장하고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목투명대 0.11 cm로 정상 판정!
소노그래퍼가 목투명대 말고도 이곳 저곳 꼼꼼하게 살펴 주었다.
용용이가 검사 내내 계속 꼼지락거렸는데 동영상은 못 찍게 해서 사진만 겨우 찍었다.
융모막 검사나 양수 검사 같은 확정 검사도 하겠냐고 의사가 물었는데, 니프티 검사와 목투명대 검사가 모두 정상이라서, 침습적인 검사들은 그냥 안하기로 했다.
그리고 바로 데이케어 (어린이집) 등록을 알아 봤다.
남편이 직장 통해서 데이케어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여러 곳을 알아보진 않았고, 직장 연계된 bright horizon을 찾아가서 브로셔도 받고 데이케어 투어 날짜도 잡았다.
미국 데이케어는 등록비가 따로 있고, 데이케어 보낼 날짜를 미리 정해서 등록을 해야 한다.
이 데이케어의 경우 날짜를 한 번 정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뉴욕은 paid parental leave (급여를 주는 출산 휴가)가 6주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내 개인 휴가 합쳐서 2달반 정도 쉴 생각으로, 출산예정일에서 2달반 이후 날짜로 등록하기로 했다.
2달반이면 너무 작은 애기일텐데 ㅜㅜㅜ
벌써부터 갓난아기 용용이를 데이케어에 떼어 놓을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계속되는 입덧....
10~12주차가 제일 피크라고 하던데, 제발 이거보다 심해지지만 말아라 라는 심정으로 버텼다.
그래도 음식들이 역하게 느껴지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일종의 먹덧인가?
어느 날은 갑자기 상큼한 것들이 땡겨서 월남쌈 해먹고 남은 야채들로 냉채 만들어서 먹었다.
그 와중에 함께 먹은 짜파게티.
건강한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 식단ㅋㅋㅋ
하지만 의사선생님이 원래 입덧하는 임신 초기에는 탄수화물 음식들이 엄청 땡기는데, 정상이니까 그냥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열심히 먹으라 했으므로 죄책감 없이 라면, 짜파게티 많이 먹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 노력해 본 어느 날의 꽃게탕 ㅋㅋ
냉동절단 꽃게를 갖고 남편이 끓여준 건데 엄청나게 맛있게 먹었다.
이거 먹고 '우리 용용이는 한식파인가봐!' 라고 말했는데, 바로 다음날 치킨 버거 땡겨서 칙필레 감 ㅋㅋㅋ
이제 나도 내 입맛 몰라 ㅋㅋㅋㅋㅋㅋ
생각해 보니 치킨 버거가 땡긴 것이 아니라 칙필레 소스가 땡겼던 것 같다.
스파이시 치킨 버거 디럭스 시켜서 번 열고 치즈 위에 칙필레 소스 와라락 부어서 먹으면 최고 최고!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하여 갑자기 커피 머신을 산 우리 남편 ㅎㅎ
나 지금 일부러 커피 안 마시고 있는데 왜 이 시점에 갑자기???
꿍시렁대니까 남편이 디카페인 원두 사와서 아이스 라떼 예쁘게 만들어 줬다 ㅋㅋㅋ
이걸 계기로 이 때부터 디카페인 커피는 그냥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사실 임산부도 하루에 카페인 200 mg까지는 괜찮다고 하지만, 그래도 90% 이상 카페인이 제거된 디카페인만 마시기로...
역시 커피가 있어야 완벽해지는 주말 브런치의 모습 ㅋㅋㅋ
하지만 디카페인 커피로 주로 쓰이는 원두들이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라고 해서, 조금은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입덧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래도 용용이가 건강한 것을 확인해서 기쁘게 보낸 주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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