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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뉴욕 일상

미국에서 오미크론 극복하기! (증상, 약, 후유증)

by 뉴욕냥냥 2022.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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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이미 엔데믹에 접어든 지 오래인데 이 시점에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답니다. 

저와 남편은 아직까지 코로나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아서 슈퍼항체 보유자라고 생각해왔는데 백신 덕분이었나봐요.

오미크론 백신 맞을까 말까 고민하던 중에 딱 걸려버렸어요 ㅜㅜ

 

열이 나고 몸살이 시작된 시점에는 코로나 검사 결과가 음성이었는데, 그 다음주 월요일에 항체 자가 검사를 해봤더니 남편이랑 저랑 둘 다 양성이 나왔어요.

저희가 일하는 곳 규정상 '확진 후 5일간 자가격리 의무'여서 항체 검사 양성 반응이 나타난 월요일 기준으로 금요일까지 쭉 쉬었답니다. 치료에 대한 규정은 딱히 없어서 집에서 증상 보면서 약국에서 약만 사다 먹었어요.

 

 

1. 오미크론 증상

오미크론은 그 이전 변이들에 비해 증상이 가벼울 거라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어요. 모든 증상이 맥시멈으로 나타나서 너무나 힘들었던 일주일... 

 

10월 19일 (수요일) : 열 나고 몸살 증상 시작, 항체 검사 결과 음성

10월 20일 (목요일) : 몸살기는 줄었으나 열이 계속 남, 항체 검사 결과 음성

10월 21일 (금요일) : 열 계속 남, 목이 아프기 시작

10월 22, 23일 (토, 일요일) : 열 계속 나고 목 아픔, 기침 시작

10월 24일 (월요일) : 항체 검사 결과 양성, 콧물 나기 시작

10월 25일 (화요일) : 기침, 가래 심해지며 후각 상실

10월 26~30일 (수~일요일) : 기침, 가래, 콧물 심각해지며 목 쉼, 눈 충혈

10월 31일 (월요일) : 후각 회복, 인후통 사라짐, 항체 검사 결과 양성, 출근 시작(...)

11월 1일 (화요일) : 열 안나기 시작, 기침, 가래, 콧물은 계속됨

11월 2일 (수요일) : 항체 검사 결과 드디어 음성!

 

 

콧물, 기침, 가래, 열, 몸살, 인후통 이런 증상들은 일반 감기에도 나타나는 증상들인데, 정말 특이했던 점은 머리가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후각 상실이었어요. 다른 감기 바이러스와는 다르게 신경에 영향을 더 많이 주나봐요.

음식을 먹을 때 이 정도로 후각이 중요했나 싶을 정도로 음식 맛이 안 나더라구요. 단 맛, 신 맛, 매운 맛 등 아주 원초적인 맛만 살짝 났고, 고기나 치즈 등을 먹을 때 느껴지는 복합적인 풍미나 감칠맛 등을 전혀 느낄 수 없었어요.

처음에는 해리포터 젤리빈 (후추맛, 지렁이맛)이랑 불닭볶음면 소스를 먹으면서 남편이랑 웃기다고 깔깔 웃었는데, 생각보다 먹는 낙이 인생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더라구요... 오로지 온도와 질감만이 느껴지는 가지밥과 소고기를 씹으며 흑백 사진 같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래도 머리 멍한 것도 금방 사라지고 후각도 며칠만에 회복되어서 다행이었어요. 

 

2. 약, 치료

오미크론의 정확한 치료제는 없으니,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약들을 약국 (CVS, Duane Reade)에서 사먹었어요.

그런데 모든 증상들이 너무 심해서, 해열제 외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됐던 것 같아요. 시간만이 답!

 

해열제로는 타이레놀을 먹다가, 목에 염증이 너무 심한 것 같아서 소염진통 효과까지 있는 이부프로펜을 먹었어요. 목이 건조해 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Ricola 목캔디 사다가 하나씩 먹었어요.

 

다음으로, 기침과 가래를 완화시키기 위해서 사먹은 약입니다.

구아이페네신 (guaifenesin)이 가래 완화, 덱스트로메토르판 (dextromethorphan)이 기침 억제 성분이에요. 한국이었으면 병원에서 항생제랑 코대원시럽 처방받아서 먹었을 텐데, 미국은 의사를 만나기까지도 여러 관문이 있어서 (보험 정보 확인, 의사 스케줄 확인 후 약속 잡기 등) 즉각 처방약을 먹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콧물이 너무 심해서 콧물약으로 페닐에프린 (phenylephrine)을 먹었는데, 그래도 콧물 때문에 잠에 들기가 너무 힘들어서 코 안에 뿌리는 스프레이까지 샀어요. 웬만하면 약 잘 안먹고 버티는 주의인데, 오미크론 증상이 너무 심해서 약을 안 쓰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리고 틈틈히 따뜻한 유자차, 생강차를 마시면서 목이 건조해지지 않게 해주었답니다. 잘 때에도 목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마스크를 하고 잤어요.

 

3. 후유증

첫 증상이 나타난 지 2주일이 지난 뒤에야 다시 음성 결과가 나왔고, 음성 결과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도 기침, 가래, 콧물 증상은 계속 진행 중이에요. (이거 대체 언제 괜찮아지는지 아시는 분? ㅠㅠ)

기침을 심하게 하고 코를 세게 풀어서 눈에 실핏줄이 터졌는지 눈에 충혈이 심하게 됐어요. 다행히 결막염은 아니었고 서서히 나아가고 있답니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몸의 면역이 떨어져서 입과 혀에 아구창이 심하게 났어요. 비타민과 유산균을 열심히 챙겨먹었는데도 진전이 없더니, 열이 떨어지면서 아구창도 사라지기 시작하더라구요. 

 


 

바이러스 때문에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된 것 같아서 우울하고 힘들었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증상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요. 고생한 나의 면역 세포들... 

그나마 약해진 오미크론이 이 정도면, 코로나 초기에 걸렸던 사람들은 얼마나 고생했을지 상상조차 못하겠네요. 

이렇게 내 몸이 한 단계 진화(?)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며, 병원 신세 안 지고 그나마 이 정도로 앓고 지나간 것에 감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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