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한국 방문!!
안정기인 19주차이긴 하지만 임신한 상태에서 14~15시간 비행기를 타는 게 조금 걱정되어서 주치의에게 물어봤더니, 기내에서 압박 스타킹 신고 1시간에 1번씩 일어나서 스트레칭 하면 문제 없이 갔다올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줘서 용기를 내었다.
작년에 새롭게 취항한 에어프레미아 (뉴왁 공항 - 인천 공항)를 타고 갔다 와보기로 했다.
가격은 국적기에 비해 훨씬 싼데, 이코노미 좌석이 아주 넓은 데다가 밥도 나쁘지 않고, 비행기 내부도 새 거라서 깨끗하고 쾌적하다는 말이 있어서 도전!
뉴왁 공항에서는 자정 쯔음 출발하는 밤비행기였다.
이른 퇴근 후, 남편과 캐리어를 끌고 기차 타고 뉴왁 공항으로 갔다. 오히려 JFK 공항보다 더 가까운 것 같기도?
그리고 JFK 공항에 비해 덜 넓고 사람도 적어서 출국 수속도 더 빠르게 할 수 있었다.
듣던 대로 에어프레미아 좌석이 진짜 넓긴 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프레미아42) 좌석이 아니라 일반 이코노미35 좌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을 쭉 펴도 남는 공간!!
15시간 비행 동안 식사 2번, 간식 1번 제공되는데 음식들도 다 나쁘지 않았다.
어떤 메뉴들이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2가지 종류 중 남편과 선택을 다르게 해서 모든 메뉴를 먹어봤을 때 대체로 밥과 함께 서빙되는 요리들이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주메뉴와 디저트가 심플하게 서빙되고, 음료는 물과 커피가 공짜.
주류와 간식들은 돈 내고 사먹어야 한다. 하지만 대한항공보다 비행기 티켓 싼 거 생각하면 사먹을만 한 듯?
그리고 가는 비행기에서 처음으로 태동을 느꼈다!!!
첫 태동은 보통 긴가민가 약하게 물고기가 슥 지나가는 느낌이라던데, 나의 경우는 꿈틀꿈틀 완벽한 태동이었다.
신기하면서도 용용이가 지금 불편한 건가? 싶었다.
인천 공항에는 새벽 5시쯤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친정집으로 갔다.
이른 아침부터 내가 계속 먹고 싶다 했었던 청국장 끓여서 진수성찬 차려주시는 울 엄마 ㅋㅋㅋㅋ
한국에 있는 동안 진짜 엄마밥 여한없이 먹었다.
하지만 한국에 머무는 2주간 처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정작 가족들과 같이 보낸 시간이 생각보다 길진 않았다 ㅜ
한국에서 해야 했던 일 목록
1. 미용실 가서 머리 다듬기 (파마는 못하고 커트만ㅜ)
2. 산부인과 방문해서 임신 확인서 발급
3. 보건소에서 임산부 등록
4. 은행에서 국민행복카드 바우처 신청
5. 비자 인터뷰 하고 여권에 비자 스탬프 받기
6. 치과 검진 (임산부라 말하고 스케일링만 했다)
7. 남편 종합 건강 검진
8. 남편 운전면허 적성검사 갱신
9. 모교 방문/교수님 인사 드리기
10. 친구들 만나기 (각각 2~3팀 정도밖에 못 만났다ㅜㅜ)
11. 용용이/산모용 물품 쇼핑 (배냇저고리, 젖병세척솔, 임산부 속옷, 산모복 등등)
정말 짧은 기간 안에 많은 걸 하고 왔네 ㅋㅋㅋㅋ
병원을 방문할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The건강보험' 앱에서 재외국민 급여정지 해제 (입국)신고을 해야 했다.
(찾아보니 2024년 4월 3일부터는 재외국민 입국 시, 6개월 이상 국내체류해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바뀌었다고 한다.)
산부인과 가는데, 용용이 보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까지 온가족 총출동!
용용이는 아주 신나게 발차기를 하고 있었다. (나중에 들으니 남편이 태아 때 그렇게 뱃속 발차기를 했다고...)
의사 선생님이 태아가 계속 산모의 방광을 차고 있어서 아마 계속 화장실 가고 싶을 거라고 하셨다ㅋㅋㅋㅋㅋ
용용아 너가 범인이었구나?!!
용용이 얼굴도 봤다. 뼈 골격만 볼 수 있어서 조큼 이상하긴 했지만...
골격만 봤는데도 엄마가 '용용이 얼굴이 꼭 O서방 닮았네!' 이러심ㅋㅋㅋ 나도 사실 조금 놀랬다 ㅋㅋㅋㅋㅋ
유전자의 신비란...
임신 확인서 발급받고 은행에 가서 국민행복카드 바우처도 신청하고, 보건소 가서 임산부 등록도 했다.
드디어 나도 받아본 임산부 뱃지!!
하지만 이거 차고 있어도 지하철에서 아무도 자리 안 비켜준다 ㅜㅜ 그냥 기념품으로 가지는 걸로!
국민행복카드는 신청하고 약 1주일 후에 배송이 되었다.
나는 어차피 미국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으니 따로 병원에서 사용하진 않았고, 약국에서 이것 저것 필요한 약들을 사는 데에 바우처를 사용했다.
그리고 한국 방문을 고대해 왔던 가장 큰 이유!
한 국 음 식!!
그렇게 시작된 먹방 ㅋㅋㅋ (소소함 주의, 평범함 주의)
뉴욕에도 있으나, 너무 비싸서 잘 안 사먹는 붕어빵과 김밥.
붕어빵 한마리에 만원이라구요ㅠㅠ
이런 소소한 길거리 음식들이 넘나 그리웠다 ㅜㅜ
붕어빵은 거의 보일 때마다 사먹은 거 같다 ㅋㅋㅋㅋ 팥붕어빵 한번 슈크림 한번 돌아가면서 ㅋㅋ
고봉민 김밥이랑 신전 떡볶이 조합도 거의 눈물 흘리면서 먹음 ㅜㅜ 그래 이맛이지!!
해산물 파티 ㅋㅋㅋ
과메기, 굴, 회 엄청 먹었다. 회는 큰 생선 먹기 불안해서 방어는 한두점만 먹고 광어로만... 흐 아쉬워ㅜㅜ
회는 시부모님이랑도 한번 더 먹었다. 다음에 한국 갈 때에도 꼭 겨울에 가서 방어회 먹고 와야지 흑흑
굴도 생으로 먹기에는 불안해서 나는 굴국밥이랑 굴전만 먹었다. 그래도 넘나 맛있는것....
우리 나라만큼 해산물 먹기 좋은 곳이 없는 것 같다 진짜.
짜장면+탕수육!
이건 두 번 먹었다ㅋㅋㅋㅋ 더 먹고 올걸...
그리고 미국에서부터 계속 노래를 불렀던 음식 다 먹었다 ㅋㅋㅋ
순대볶음, 칼국수, 치킨, 감자탕! 시부모님께서 사주신 족발이랑 홍어삼합은 먹느라 정신 없어서 사진이 없네......
순대볶음 먹은 날은 먹자마자 용용이가 배 안에서 거의 브레이크 댄스를 춰댔다.
남편이 배에 손 대고 있으면 느낄 정도!
내가 맛있어 하는 음식에 반응하는 건지, 본인이 좋은 음식에 반응하는 건지...
근데 태아가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거 같진 않은데....?
먹고 나서 내 도파민이 솟구쳤나 보다 ㅋㅋㅋㅋ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한국에 있는 동안 갑자기 배가 훅 나왔다.
원래 일반인이었는데 갑자기 산모로 변신!
그리고 20주차부터 갑자기 갈비뼈에 엄청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너무 많이 돌아다녀서인지, 자궁이 커지면서 늑골이 확장돼서 그런건지....
오래 앉아 있으면 어김없이 갈비뼈 통증이 버티기 힘든 정도로 심해져서 계속 누워 있어야 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며칠간은 그렇게 갈비뼈 통증과의 사투로 흘러갔다.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2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너무나 아쉬웠다 ㅜㅜ
그래도 용용이 태어날 때쯤 우리 엄마가 미국으로 오시기로 해서 조금은 덜 아쉬웠던 이별.
오히려 시부모님과 헤어질 때에는 눈물이 났는데, 울 엄빠랑은 "5달 후에 봐요!!" 이러고 쿨하게 헤어졌다 ㅋㅋ
돌아오는 비행기 내에서 갈비뼈 아프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맨 뒷자리 좌석으로 자리 바꾸고 뒤로 쭉 젖혀서 거의 눕다시피 하고 있었더니 그리 아프진 않았다.
돌아오는 비행기의 기내식도 괜찮았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편에서는 간식 한번 나왔는데, 돌아올 때는 간식이 없다.
여하튼 무사히 14시간 비행을 마치고 다시 뉴욕 도착!!
돌아오는데 우리 캐리어에 음식이 너무 많아서 걸렸다. ㅋㅋㅋㅋ
양가 어머님들이 바리바리 싸주신 건나물, 미역, 미숫가루, 반찬, 굴비 등등...
조리되지 않은 육류나 씨앗 등이 없는지 확인받고 나서야 풀려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는 며칠간 연두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ㅋㅋㅋㅋ
쫓아다니면서 계속 뭐라고 하더라ㅋㅋ 귀여운 녀석
그래도 돌봐주시는 분이 연두를 너무 잘 살펴주셔서 연두도 안정적으로 집에 잘 있을 수 있었다.
고양이를 데리고 비행하는 것은 아마도 한국에 완전히 돌아가기 전까지는 안할듯 ㅋㅋㅋㅋㅋ
(미국 올 때 연두가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서 넘 미안했었다 ㅜㅜ)
미국 도착하고 이틀 뒤, 21주 1일차에 예정되어 있었던 정밀 초음파!
한국 산부인과에서 워낙 꼼꼼하게 심장이랑 손, 발, 얼굴 전부 다 잘 봐주셔서 크게 걱정은 안했지만, 그래도 혹시라도 무슨 문제가 발견될까봐 긴장하면서 갔다.
용용이가 계속 엎드려 있어서 오래 걸렸다. 중간에 아기 뒤집어야 된다고 그래서 요가로 소/고양이 자세도 하고 ㅋㅋㅋㅋ
총 1시간 반에 걸쳐서 용용이의 몸 구석구석을 살폈다.
모든 장기가 다 정상적으로 발달되고 있고 머리둘레나 신장 등도 주수에 맞게 잘 크고 있다 그래서 너무나 안심!!!
그리고 용용이의 귀여운 발바닥 사진도 뽑아주셨다 ㅋㅋㅋㅋ
오랫동안 검사하느라 고생했어 우리 용용이! ㅎㅎ
검사 하나 하나 잘 마칠 때마다 너무 안도감이 느껴지고 감사한 생각이 들면서 문득 자각하게 된다.
와... 나 진짜 엄마가 되려나봐...
그리고 21주부터 본격적으로 주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요건 21주차 사진ㅎㅎ
한국 가기 전만 해도 아랫배가 조금 나온 일반인 수준이었는데, 갔다 오니까 갑자기 배가 훅 불러졌다.
태동도 점점 커지는 게 느껴지고...
21주차 마지막 날에는 어플에서 봤던 태동 놀이에 성공했다!
아침에 침대에 누워서 용용이가 움직일 때 그 곳을 톡톡 두드리니까, 다시 용용이도 그 곳을 발로 훅 차줬다.
조오금 과격하긴 했지마안.... 씩씩한 아들이구나 싶고 ㅋㅋㅋㅋ
용용이와 처음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는 생각에 하루종일 행복했다.
용용아, 방광 더 걷어차도 되니깐 튼튼하게만 자라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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