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온 이후로 자의반 타의반 서양 음식들을 많이 먹게 되다 보니 왠지 모르게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게다가 잔잔하게 저와 남편을 괴롭혀온 위염 증상의 주범이 생야채 (샐러드)였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최대한 익힌 야채를 이용한 한식을 많이 해먹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명... "생야채 줄이기 프로젝트!"
오늘은 요즘 저희가 이 생야채 줄이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심히 해 먹고 있는 건강한 한식 요리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곤드레밥 + 자반고등어
익힌 야채를 먹기에는 비빔밥보다는 나물밥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최근에 롱아일랜드시티에 새로 생긴 H마트에 여러 나물 말린 것들을 팩으로 팔고 있더라구요.
곤드레밥이 땡겨서 곤드레 나물로 사와봤습니다!
밥 할때 쌀과 함께 나물들을 넣고 취사 누르면 끝!
저희는 한꺼번에 한 팩 다 넣고 많이 만들어둔 후에 그 다음날에도 먹었어요.
사진에는 곤드레가 적어 보이는데 밥 안에 엄청 많이 숨어 있어요.
양념이랑 참기름 두르고 들깨에 무친 무나물 올려서 비벼 먹으면 정말 정말 맛있어요.
귀찮으면 무나물 무침은 생략해도 됩니다.
저희는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무를 처리해야 해서 만들어보았어요.
하지만 단백질이 부족하니까, 저희는 자반 고등어를 곁들였습니다.
이것도 H마트에서 공수해 와서 오븐에 익힌 것이에요.
짭쪼롬해서 담백한 곤드레밥이랑 정말 잘 어울리더라구요.
고등어 없을 때에는 간단하게 계란후라이 해서 곤드레나물밥에 얹어 먹어도 맛있어요.
나물 익힌 것은 실온에 놔두도 상하지 않게 오래 둘 수 있어서 보관도 편하고 요리도 편해요. 다음에 H마트 가면 여러 팩 쟁여와야 겠어요 ㅎㅎ
2. 수육전골
기름에 지글 지글 굽는 고기가 맛있긴 하지만, 고기를 가장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수육이에요.
원래 저와 남편은 수육을 상추나 깻잎에 쌈싸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생야채를 줄이기 위해 수육 전골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마침 복날 근처여서 보양식처럼 뜨끈하게 여러 야채를 넣고 끓였어요.
돼지고기를 파뿌리, 양파, 마늘 넣고 푹 끓여서 수육을 먼저 해두고 야채를 준비합니다.
지인에게 선물받은 뚝배기에 배추 먼저 한가득 깔아줍니다.
그 위에 미리 익혀서 잘라둔 수육과 부추를 올리고 수육 삶은 물을 부은 후 끓여주었어요.
된장을 아주 조금만 넣어서 풀어주었어요.
뜨뜻하니 너무 맛있게 먹은 수육 전골!
한국식 부추 구하기가 힘들어서 중국부추를 넣었는데, 조금 더 억세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말 맛있었어요. 먹다가 부추 리필해서 살짝 더 끓여 먹었답니다. ㅎㅎ
미국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로메인, 루꼴라 이런 것들도 맛있긴 하지만, 제 입맛에는 야채도 배추, 부추, 무 이런 한국식 야채가 더 맛있네요.
3. 평양 냉면
이 요리는 익힌 야채를 먹기 위한 요리는 아니지만, 꿀팁을 소개하기 위해 써봅니다!
저와 남편은 평양 냉면을 워낙 좋아해서 한국에 있을 때는 자주 사 먹었는데, 뉴욕에 오니 평양 냉면을 파는 곳이 없더라구요.
그 슴슴한 맛이 가끔 땡길 때가 있는데, 함흥냉면의 톡쏘는 새콤한 국물로는 충족되지 않아서 평양 냉면 직접 만드는 법을 뒤졌습니다.
역시 없는 것이 없는 유튭...
소고기 양지 육수 낸 후에 커피 필터에 거르면 그 깔끔한 평양 냉면 국물을 재현할 수 있다길래 따라해 봤더니 정말 되더라구요!
고기는 미국 마트에서 'brisket (브리스켓)'이라고 되어 있는 소고기 부위를 구입하면 됩니다.
육수를 커피필터에 거른 후 생수와 1:1 또는 1:2 (생수가 더 많이 들어가요)로 섞은 후에, 소금을 0.8~0.9%로 넣으면 되는데요, 예를 들어 육수+물이 1리터라면 소금은 8~9 g 넣으면 됩니다.
슴슴한 국물일수록 소금 양을 정확하게 맞추는 게 엄청나게 중요해요!
육수를 얼려 놓았다가 쓰면 시원한 평양 냉면을 먹을 수 있어요.
면은 소면 말고 메밀 소바면이 훨씬 어울리고, 고명은 깔끔하게 소고기 편 썬것과 야채 한 종류 (저희는 무 또는 오이를 썼어요)만 올리는 게 맛있어요.
4. 뚝배기 된장찌개
마지막은 명실상부 한국인의 소울 푸드 된장찌개!!
지인에게 선물 받은 뚝배기를 가장 요긴하게 많이 사용한 요리가 된장찌개인 것 같아요.
두부랑 고추 넣어서 칼칼하게도 끓여 먹고, 양파랑 배추 잔뜩 넣어서 배추된장국으로도 끓여먹어요.
요즘에는 된장 많이 안 풀고 시원하게 끓여 먹는 배추된장국이 맛있더라구요.
한국에서는 동네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한국 야채들도 여기서는 멀리 한인마트를 가야 구할 수 있고, 그마저도 너무 비싸고 없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도 건강을 위해 '생야채 줄이기 프로젝트'를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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