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의 날씨 좋은 토요일.
이대로 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남편과 함께 로어맨해튼의 리틀 이태리로 나들이 갔습니다.
리틀 이태리는 차이나타운과 바로 붙어 있는데, 골목 하나 차이로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는 신기한 곳이에요. 산 제나로 축제 (Feast of San Gennaro)를 앞두고 입구부터 곳곳에 화려한 장식이 설치된 리틀 이태리!
도로 양쪽으로 쭉 늘어선 이탈리안 음식점들.
분위기 너무 좋아요. 걸으면서 구경만 해도 행복해 지는 거리랍니다.
날씨도 쨍하니 맑고, 야외석에서 피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여서 정말로 로마 여행 온 느낌이었어요!
음식들이 다 비슷해 보이길래, 분위기 좋아보이는 한 이탈리안 음식점에 점심 먹으러 들어갔습니다.
L’Amore Restaurant
https://goo.gl/maps/imJ4M37zz3jcygRW7
구글 평점 무려 4.7인 곳이에요.
상호명은 뭐라 읽어야 될 지 모르겠네요.
날씨가 좋아서 야외석에 앉았습니다.
메뉴판을 받았는데, 디너 메뉴판이더라구요? 분명 유리창에 런치메뉴 붙어 있는 걸 봤는데, 주말 런치는 해당 안되나봐요 ㅜㅜ 가실 분들은 참조하세요.
와인 메뉴도 있지만, 점심 먹고 잠시 일하러 가야 해서 마르게리타 피자랑 치즈 라비올리만 하나씩 시켜보았습니다.
요리 나오기 전에 서빙되어 나오는 식전빵!
아주 맛있다고 할수는 없지만, 발사믹 넣은 올리브유에 찍어 먹으며 요리를 기다려 봅니다.
그리고 뒤이어 나오는 피자와 라비올리!
바질페스토 라비올리를 시키려던 건데 메뉴판 제대로 안 읽어서 토마토 소스에 바질이 올려져 있는 라비올리를 시켜버림...
먹조합 망했다고 남편이랑 둘이서 투덜투덜 거리면서 먹기 시작했는데, 와중에 피자가 너무 맛있어서 자존심 상해버렸지요 ㅋㅋㅋㅋ
리틀 이태리 곳곳에 치즈 샵이 많이 있었는데, 그런 곳에서 진짜 퀄리티 좋은 치즈를 공수해서 쓰는 것 같았어요. 도우에 토마토소스 바르고 치즈 올린 건데 어떻게 이렇게 맛있냐며 ㅋㅋ 오로지 치즈의 맛에 의존하는 피자인만큼 고소한 치즈의 향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답니다.
라비올리는 딱 상상할 수 있는 그 토마토 소스의 맛이었어요.
차라리 알리오올리오나 크림소스의 파스타를 시켰으면 더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답니다.
그리고 이 음식점에서 계산할 때 주의할 점!
계산서에 이미 팁이 붙어서 나온답니다. 그런데 거기에다가 또 팁을 적는 칸이 있어요. 속으면 안되고 그냥 적혀진 가격 그대로 total에 쓰면 됩니다. 이중 팁 노리는 음식점들 너무 얄미워요 ㅜㅜ
그래도 리틀 이태리 왔는데 에스프레소 한 잔 먹고 가야죠.
음식점에서 나와서 아주 오래된 이탈리안 카페를 방문해 보았습니다.
Caffe Roma
https://goo.gl/maps/vfLuPNBbPi8dRiCC7
카페 외부와 내부 인테리어가 모두 아주 고풍스러웠어요.
카놀리 맛집으로 유명한지, 사람들이 와서 카놀리 포장을 아주 많이 해가더라구요. 하지만 저희는 배가 불러서 에스프레소와 아이스 카푸치노를 주문했습니다. 아이스 카푸치노는 이탈리안 카페에서 처음 보는 메뉴라 신기해서 시켜봤어요.
에스프레소는 진하고 맛있었지만, 카푸치노가 너무 맹탕이어서 커피맛 물을 마시는 느낌이었어요.
연한 커피 싫어하는 민족 아니었니??
그래도 분위기 때문에 용서가 되는 곳입니다. (하지만 아이스 카푸치노는 안 시키는 걸로...)
햇살과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며 좀더 노닥거리다가 나와서 다시 어퍼이스트사이드로 향해요.
힙한 거리들의 모습ㅎㅎ
그런데 유난히 패셔너블한 사람들이 거리에 많다 싶었더니, 뉴욕 패션위크가 막 시작했다고 하네요. 핫한 브런치집에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가득가득했습니다. 다음에 조금 덜 붐비는 시즌에는 이런 핫한 맛집들도 한 번 방문해 봐야 겠어요.
즐거웠던 주말 한나절의 이탈리아 (?) 나들이!
리틀 이태리의 음식점과 카페들은 분명 아주 맛있는 음식점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뉴욕 음식점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피자와 파스타, 커피, 와인 등을 (맛과 양에 비해) 조금은 비싼 가격대에 팔고 있죠.
하지만, 로마 현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뉴욕이 아니라 마치 이탈리아에 여행와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음식과는 별개로, 분위기와 공간에 돈을 지불하는 것.
이런 돈을 아깝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 해외살이를 하며 배우는 또다른 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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