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서 가장 적응이 안되었던 식재료는 바로 생선입니다!
육고기는 종류나 요리법이 한국에서 먹던 것과 많이 다르지 않지만, 생선은 연어 (salmon) 말고는 영어 이름도 잘 모르겠고, 모르는 생선 종류가 많더라구요. 물론 한인마트에 가면 꽁치, 고등어 등등을 살 수는 있지만, 미국 마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선들을 가지고 어떻게 요리해 먹어야 할지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그 중에 두 가지의 생선인 틸라피아와 바라문디를 요리해 먹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려고 합니다.
1. 틸라피아
한국어로는 '역돔'이라고 불리우는 틸라피아는 저칼로리 고단백 생선으로 다이어터들이 닭가슴살 대용으로도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민물고기라서 특유의 풋내가 심하고, 익힌 후에는 살이 굉장히 잘 어스러지기 때문에 요리하기가 은근히 까다롭답니다. (그래서 냅다 튀겨버리는 '피쉬앤칩스'라는 요리가 탄생했나봐요.)
코스트코에서 틸라피아 필렛을 구입하고는 전으로도 부쳐 보고, 카레에도 넣어 보고, 오븐에 레몬 및 야채와 함께 굽는 파피요트로도 해먹어 봤는데 그 특유의 흙냄새가 도저히 없어지질 않더라구요. 남편과 제가 유독 냄새에 민감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다른 생선에 비해 잡내가 심한 건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정착한 방법은 생강과 마늘로 냄새를 잡고 간장 소스를 곁들여 먹는 것이었어요!
우선 편생강과 마늘, 틸라피아 필렛을 준비하고, 양파는 채썰어 물에 담궈서 매운 내를 제거해줍니다.
뜨거운 물에 편생강과 틸라피아 필렛을 넣고 틸라피아가 익을 때까지 물에 삶아 줍니다. 이 때 넣어주는 생강이 틸라피아의 풋내를 완전히 제거해 줄 거예요.
틸라피아가 익을 동안,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생강을 튀기듯이 익혀 줍니다.
생강이 살짝 바삭하게 튀긴 느낌이 나면 아린 맛도 없고 생선이랑 먹기에 딱 좋더라구요. 그리고 이 기름에다가 다른 야채들을 함께 구워줘도 됩니다. 저희는 이번에 가지를 곁들여봤는데 예상 외로 굉장히 잘 어울리더라구요.
틸라피아가 워낙에 무(無)맛이기 때문에 야채들에 충분히 간을 해 줘도 좋아요. 가지에 소금 후추 팍팍 뿌려줬습니다.
접시에 익힌 틸라피아와 야채들을 옮겨주고는, 후라이팬에 간장을 태우듯이 굴립니다.
여기에 물과 설탕을 적당히 넣어주면서 빠르게 불맛을 입힙니다. 아주 간단하게 소스 완성!
이 간장 소스를 틸라피아와 야채에 끼얹으면 요리 끝입니다. 간단하죠?
요리법이 간단한 것에 비해 맛은 놀라울 정도로 좋습니다. 틸라피아 잡내가 제거되는 것은 물론이고 생강과 마늘, 양파에 간장 소스의 풍미가 더해지면서 고급 중식 생선 요리를 먹는 느낌이 들어요.
이 요리법을 안 이후로, 틸라피아는 무조건 이렇게 요리해서 먹고 있답니다.
2. 바라문디
코스트코에 장보러 갔다가 발견한 특이한 생선 바라문디!
처음 보는 생선인데 사람들이 막 집어가는 것을 보고는 저희도 질 수 없어서 재빨리 하나 카트에 담았습니다 ㅋㅋㅋ
바라문디는 농어과에 속하는 생선으로, 호주 바다에서 주로 잡힌다고 해요. 보통 바다에서 살지만, 연어처럼 일부 강 하류로 넘어가는 개체들이 있다고 합니다.
틸라피아 잡내와의 싸움에 지쳐가고 있던 무렵이라, 바다 생선이니 틸라피아보다는 더 맛있겠지 싶어서 일단 냅다 구워봤습니다.
뼈가 다 제거된 채로 포장되어 있어서, 소금과 후추로 간단하게 밑간만 하고 구웠습니다.
야채로는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샐러리와 마늘, 양파를 곁들였어요.
이거 정확하게 고등어랑 같은 맛입니다!
앞으로 고등어 먹고 싶으면 이거 사먹으면 되겠다며 ㅋㅋㅋ
잡내도 전혀 없고 기름기도 적당히 있어서, 딱히 요리랄 것도 없이 그냥 구워 먹으면 될 것 같아요. 스테이크 하듯이 각종 채소들을 곁들여 먹어도 되고, 고등어 구이처럼 밥반찬으로 먹어도 좋습니다.
미국에 사니 더더욱 생선을 챙겨 먹기가 힘들어요. 처음에는 생선 영어이름 아는 것도 없고, 난생 처음 보는 식자재들은 맛을 모르니 사기가 두려웠어요. 하지만 이렇게 하나씩 도장 깨기(?)를 해가며 미국 생선들과 친해져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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