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높아져만 가는 뉴욕 생활물가.
집세, 기름값, 외식비 뿐만 아니라 장바구니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달걀, 양파 가격까지 오르는 것을 보며 심각한 수준이긴 하구나 생각이 들었죠...
동료들도 원룸 재계약 하는데 월세를 40%씩 올려서 다들 이사가고 난리랍니다. 다행히 저희는 재계약이 한참 남아서 이사 고민은 안 해도 되지만, 하늘을 향해 치솟는 물가에 나름대로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몇 가지를 공유해 보려고 해요.
1. 외식은 테이크아웃 위주로!
뉴욕시의 소비세는 8.875%입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맨해튼 내의 레스토랑에서 팁을 보통 20%를 냅니다.
예를 들어, 100달러 어치의 식사를 했다고 치면, 택스가 8.875달러, 팁이 20달러가 붙어서 최종 결제 금액은 128.875달러가 되는 셈이죠. 외식할 때마다 거의 30%씩 더 붙여서 계산하게 되니 택스와 팁으로 나가는 돈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바깥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은 최대한 줄이고 (주 1회 정도로) 외부 음식을 먹을 경우에는 테이크아웃을 합니다. 어차피 20%의 팁을 기꺼이 주고 안에서 먹고 싶을 만큼 서비스가 아주 훌륭하거나 자리가 넓고 쾌적한 레스토랑이 많지 않기 때문에, 팁 아끼는 것만 해도 많이 절약이 되더라구요.
아주 가끔씩 인테리어가 너무 예쁜 식당이거나, 분위기 내고 싶을 때에만 레스토랑 내에서 식사를 합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 다들 같은 마음인지 인테리어 예쁘고 분위기 좋은 식당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내부에서 식사할 수 있고, 좁고 인테리어가 별로인 곳은 테이크아웃이 더 많다는 사실!
2. 최대한 직접 요리해 먹는다.
테이크아웃으로 외식비를 조금 줄이더라도 물가 상승률이 어마무시하기 때문에 최대한 집밥을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저와 남편 둘다 집밥을 좋아하는 편이고 (바깥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속이 안 좋더라구요), 남편이 요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둘 다 만족하며 살고 있어요.
덕분에 한식, 중식, 양식 요리를 두루 섭렵해 가는 우리 남편...
최근에 해먹은 틸라피아 요리는 정말 레스토랑에서 팔아도 될 수준이었어요! (언젠가 레시피 공유도 할게요)
마라샹궈, 짜장면, 짬뽕 등 중식도 집에서 자주 해먹고 감바스, 파스타 등의 양식 요리는 이제 아주 수준급이에요 ㅎㅎ
가끔은 와인바의 치즈 플래터 시늉도 내 봅니다. 크래커와 치즈, 하몽 조합에 꿀까지 곁들이면 진짜 와인바에서 나오는 고급 안주 같아요.
아침 시간이 넉넉한 주말에는 브런치 카페 메뉴들도 따라해 봅니다.
제가 베이킹할 때 즐겨 쓰는 재료들입니다. 트레이더조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 패키지 굉장히 감성적이고 예쁘죠?
열심히 머랭 쳐서 수플레 팬케이크도 만들어 본 어느 토요일 아침.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 내려서 라떼와 아메리카노까지 곁들이면 근사한 브런치 카페가 따로 없어요.
본의 아니게 식당도 됐다가 술집도 됐다가 카페도 되는 우리 집!
3. 품목별로 다른 장보기 스팟
장바구니 물가도 눈에 띄게 오르고 있어요.
그래서 품목별로 꼼꼼하게 따져서 질 좋으면서도 가격대가 좋은 마트를 찾아서 따로 분류해 놓고 구매하고 있습니다.
먼저 고기나 해산물류 (특히 냉동새우와 생선 필렛)는 무조건 코스트코에서 삽니다. 코스트코를 가려면 버스 또는 페리로 왕복해야 하기 때문에 3~4주에 한번씩만 가고, 한번 갔을 때 고기와 해산물을 왕창 쟁여와요. 견과류도 코스트코 것이 좋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코스트코 크로와상!
슬라이스 치즈와 터키햄 넣고 샌드위치 만들어 먹으면 든든한 아침 한끼 뚝딱!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씩 트레이더조에서 과일, 야채, 유제품 등의 신선식품을 구입합니다. 그 외에도 식빵, 주스, 디저트류 등은 거의 트레이더조에서 사는 것 같아요. 그리고 트레이더 조 연어 필렛 (냉동 말고 생연어) 엄청 유명해요.
커다란 한 덩어리에 10달러 정도인데 가끔씩 하나 사서 스테이크로 먹으면 좋더라구요!
가끔씩 집 앞 과일트럭에 상태 좋아보이는 제철과일이나 채소류가 있으면 현금으로 구입할 때도 있습니다. 요즘 복숭아는 트레이더조보다 과일트럭이 훨씬 상태도 좋고 맛있더라구요. 그리고 수박처럼 무거운 과일은 멀리서 들고 오기 힘드니까 과일 트럭에서 구입!
한인마트 (H마트 또는 푸드바자르)에서는 주로 김치나 쌀, 트레이더조에 없는 한국 야채 (배추, 무, 숙주 등)들을 삽니다. 저희가 가는 코스트코에는 한국 쌀 품종이 없고 동남아 또는 인도 쌀밖에 없어요. 카레까지는 괜찮지만, 이 쌀이 한식과 정말 안 어울리더라구요...
그리고 아무래도 미국이다 보니 한국 야채들이 비싼 편이에요. 그래도 김치는 항상 있어야 하니 주기적으로 한인마트는 가야합니다.
4. 가계부 작성
많은 분들이 이미 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는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가계부를 작성해서 실시간으로 공유합니다. 남편과 저 각자 소비/지출 내역을 작성해서, 한 달 전체 소비/지출 규모를 파악해요.
소비가 좀 많았다거나 장거리 여행을 계획한 달에는 외식을 조금 더 줄인다던지, 이런 식으로 한 달 단위로 끊어서 지출 규모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가계부에 장보기 품목까지 적기에는 무리라 생각되어, 영수증 스캔 어플인 Fetch Rewards를 쓰고 있어요. 포인트가 쌓여서 리워드도 준다고 하는데, 포인트가 아주 미미하게 쌓이기 때문에 의미는 없는 것 같고, 저는 장본 내역 기록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수증을 찍어서 업로드해두면 자동으로 품목과 가격이 입력되기 때문에 나중에 확인하기 굉장히 편하더라구요. (그 와중에 트레이더조 농산품 가격 저렴한 것 보세요 ㅎㅎㅎ)
신혼 생활을 뉴욕에서 시작해버려서 아직도 살림 규모에 대해 감이 잘 안와요. 한 달 생활비가 이 정도인게 맞는 건가? 싶을 때가 많답니다. 하지만, 최대한 절약하면서도 뉴욕 생활을 즐기려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물가가 오르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맛있는 집밥과 함께 여유로운 주말 저녁을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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