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둘이 (+ 고양이 한 마리) 스튜디오에서 살다가 원베드룸으로 이사 가기로 결정한 이후, 준비 과정과 이사 후기를 공유하려 합니다.
먼저, 미국 집의 스튜디오는 우리 나라의 원룸과 동일하고 (주방은 분리된 경우가 많음), 원베드룸은 거실과 주방 외에 따로 방 하나가 더 있는 구조입니다.
저희는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스튜디오에서 살다가 맨해튼 바로 옆 루즈벨트 아일랜드 (자치구는 맨해튼으로 구분됨)의 원베드룸으로 이사가는 상황이었어요.
1. 집 계약
저희는 남편 직장의 하우징 시스템을 통해서 집을 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답니다. 그래서 부동산 통해서 집을 알아보는 것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네요;;
다만, 이사갈 지 결정하기 전에 미리 룸투어를 신청해서 집을 한 번 구경했어요.
동네 분위기와 건물 시설, 방 구조와 넓이, 창밖의 뷰 등등을 꼼꼼하게 고려한 후 이사를 하기로 결정하고 계약을 완료했답니다.
2. 이사 업체 (한인 업체)
짐이 그리 많지 않은 경우 보통 유홀 트럭을 빌려서 직접 이사를 하기도 하는데, 저희는 미국에서 이사를 하는 게 처음이고 식탁이나 서랍장 같은 가구들이 있어서 혹시나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한인 업체로 알아보았습니다.
2군데 견적을 냈는데 가격은 비슷 비슷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장 친절하게 설명해 준 '까치 이삿짐'으로 계약을 했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뉴욕에서 이사 하는 경우, 이사갈 건물 측에서 보험증 (COI, certificate of insurance)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삿짐마다 이 COI에 대한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COI 가격을 따로 책정하는 이삿짐 센터도 있으니, 견적 낼 때 상세히 물어보아야 해요.
저희는 인부 4명 + 짐 운반 + COI 전부 합해서 700달러였답니다.
자잘한 짐들은 저희가 직접 미리 포장해 놓았지만, 가구들은 이사 업체에서 아예 다 패킹해서 운반해 주셨어요. 식탁, 침대, 서랍 등 가구들이 다치지 않도록 아주 꼼꼼하게 포장을 잘 해주시더라구요.
침대는 직접 분해해서 운반 후 다시 조립까지 다 해주셨답니다.
덕분에 가구들 하나도 안 다치고 이사 잘 완료했습니다. 한국인 사장님도 아주 친절하세요!
3. 엘리베이터 예약
미국에서 이사할 때에는 이사 날짜에 맞춰서 나갈 집과 들어갈 집의 건물 엘리베이터를 미리 예약해야 해요.
이 과정에서 아파트 측에서 COI를 요구할 수 있고, 이사 업체와 얘기해서 이 COI를 작성하면 됩니다.
미국의 행정은 아주 구멍이 많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예약과 이사 확정 등을 건물 담당자에게 꼭 미리 잘 확인해야 해요.
저희도 이사 전날 직접 이사갈 건물에 방문해서 확인을 했는데, 엘리베이터 예약이 안 되어 있다고 하더라구요?!!! 알고 보니 그 예약 담당자가 저희 건을 누락해서 예약이 안 된 상황....
다행히 건물 컨시어지 담당자 분께서 잘 해결해 주셔서 무사히 이사를 할 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이사 전날 방문해서 확인하지 않았으면 이사를 아예 못했을 수도 있었을 아찔한 상황이었어요.
4. 전기, 인터넷
미국에서 이사 가는 경우, 전기와 인터넷을 해지 후 새로 신청해야 해요.
전기는 con edison에 전화해서 새로 이사갈 집 주소와 이사 날짜를 말하면 이전 집 명의를 해지하고 새 집으로 계정 주소를 옮겨줍니다.
인터넷은 여러 회사가 있는데, 저희는 원래 verizon을 쓰고 있었지만, 루즈벨트 아일랜드는 verizon에서 속도 빠른 상품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섬이라서 그렇대나??). 그래서 verizon을 해지하고 spectrum에 신규 신청을 했답니다.
5. 이삿짐 싸기
미국에는 포장 이사 자체가 없기 때문에, 큰 가구들 외의 짐들은 인부들이 운반해 주실 수 있도록 미리 다 포장해 놓아야 합니다.
저희는 한국에서 미국 올 때 가지고 왔던 캐리어들과 현대 해운 이민 가방들이 많이 있어서 이삿짐 쌀 때 아주 유용하게 썼어요.
캐리어와 이민 가방에 다 못 넣은 짐들은 미리 모아둔 박스에 넣고 테이프로 봉해 두었답니다.
깨지기 쉬운 그릇들은 이불과 옷 사이사이에 넣거나, 박스에 커다랗게 fragile 이라고 써두었어요.
약 일주일에 걸쳐 짐을 쌌어요.
사진은 이사 전날 카오스인 집 상태 ㅋㅋㅋ
연두가 이 박스 저 박스 들어갔다 나왔다 난리가 나고 저희도 짐싸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이사 업체에서 가구는 알아서 다 분해/조립해 준다고 하셨지만, 캣타워는 일반적인 가구는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저희가 분해하고 조립했답니다.
6. 이사 전 주 주말, 추억 되새기기
멀리 이사가는 것도 아닌데, 어퍼이스트사이드를 떠나는 게 괜시리 섭섭하더라구요.
그래서 남편과 동네 공원 산책도 하고, 이곳에 둘이 처음 와서 테이크아웃해서 먹었던 중국집 음식도 또 한 번 먹었어요.
맛집이라 할 만큼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 추억을 되새겨 보기 위해 포장해서 그 때처럼 공원 야외 테이블에서 먹었어요.
뉴욕은 몇 블럭마다 그 거리와 동네의 분위기가 확확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곳으로 이사 가면 아예 다른 지역으로 가는 느낌이에요.
이제 이 어퍼이스트사이드 80번가에서 사는 느낌 (부유한 노인들의 여유롭고 한적한 동네 느낌?)은 다시는 못 느끼겠지 싶어서 굉장히 기분이 이상했답니다.
7. 이사 당일
이사 업체에서 오전 8시에 오기로 되어 있었고, 그래서 이사갈 건물 엘리베이터 예약은 오전 9시~ 오후 1시로 해 두었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마지막 짐정리를 모두 마쳤고, 인부들이 거의 30분만에 모든 짐을 트럭으로 옮겨 주셨어요. 새 집으로 짐을 운반해 주시는 동안, 저와 남편은 기존 아파트의 열쇠를 반납하고, 새 아파트의 열쇠를 받아서 갔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루즈벨트 아일랜드로 넘어가면서, 멀어져 가는 맨해튼과 다가오는 루즈벨트 아일랜드의 광경을 동시에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과 설레는 마음이 교차했어요.
(이 와중에 캐리어 안에서 계속 야옹대며 나의 감성을 방해하던 연두 ㅋㅋ)
새 아파트 열쇠를 받은 후 먼저 집으로 가서 연두를 화장실에 풀어 놓고 이사 업체를 기다렸습니다.
새 아파트의 컨시어지에서 알아서 이사업체를 가이드해 줘서 (주차 공간, 짐을 운반할 건물 입구와 엘리베이터 등) 저는 그냥 집에서 가만히 있다가 어느 짐을 어디에 놓을지 정도만 인부들께 알려드렸어요.
이삿짐 센터 분들 또 속전속결로 30분만에 짐 다 옮겨주시고 쿨하게 퇴장 ㅋㅋㅋ
이사 금액과 팁은 현금으로 뽑아서 사장님께 드렸습니다. (팁은 보통 이사 금액의 15~20% 정도를 드리면 됩니다.)
이때부터 또 몇 시간 동안 남편과 둘이 짐정리를 했어요.
다행히 짐이 그리 많지는 않아서 오후 내로 다 정리할 수 있었고, 바로 동네 탐방 시작!
이사한 날은 짜장면을 먹는게 또 한국 전통문화(?) 잖아요!
한국식 짜장면 대신에 동네 중국 요리점에서 파는 자장누들 (za jiang noodle) 사먹었어요.
예상 외로 너무 맛있어서, 앞으로 자주 갈 것 같은 동네 맛집으로 바로 등극!
그리고선 새 집으로 다시 돌아와 바로 뻗어버렸답니다.
낯선 장소와 새로운 냄새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던 우리 연두도 함께 꿀잠!
이사 준비에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는 지난 한 달.
새로운 장소에서 또 잘 적응해 나가며 살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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