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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뉴욕에서 추석맞이_직접 식혜 만들기

by 뉴욕냥냥 2022.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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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처음 맞는 추석입니다. 명절 음식을 많이 하기는 힘들지만, 나름대로 추석 분위기라도 내보고자 식혜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준비물 : 쌀, 엿기름, 생강, 설탕, 전기밥솥

 

 

집에 지금 한국 쌀 대신 인도 쌀 (바세마티)만 있긴 하지만 삭히면 맛 다 똑같지 않을까 싶어서 그냥 쓰기로 했고, 관건은 엿기름이었는데요, H마트를 두 바퀴나 돌면서 엿기름을 찾아내었습니다!

 

이제 집에서 식혜를 만들어 봅니다.

 

 

1. 엿기름 가루에 물을 붓고 손으로 조물조물 해줍니다.

엿기름 500g에 물 10리터 정도 넣으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는 일단 스몰배치로 시작!

20분 정도 냅두면 엿기름이 뽀얗게 우러나옵니다. 이 엿기름이 쌀의 탄수화물을 이당류로 분해해서 달달한 맛을 만들어 줄겁니다!

 

 

2. 엿기름을 고운 체에 거릅니다.

면보에 넣고 꼭 짜라고 하던데, 저희는 면보가 없으니까 고운 체에 걸렀습니다. 엿기름이 뽀얗게 우러나온 거 보이시죠? 작은 가루가 살짝 보이긴 하지만 괜찮아요! 나중에 끓이면서 거품으로 올라오는 불순물은 다 제거해 줄 겁니다. 

엿기름에서 뽀얀 물이 계속 우러나와서 이 과정을 몇 번 더 반복했습니다.

 

 

3. 엿기름을 몇 분간 가만히 냅두어 녹말을 가라앉힌 후 미리 해둔 밥에 붓습니다.

가라앉은 녹말이 같이 딸려가지 않도록 조심해서 엿기름을 부어야 합니다. 이 때 엿기름을 모두 붓지 말고 일부는 남겨서 냉장고에 넣어 둡니다. 나중에 끓일 때 더 넣어 줄거에요.

그리고 여기에 설탕을 한두숟갈 넣어주면 삭히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해요.

 

 

4. 전기밥솥에서 5~7시간 보온 해줍니다.

밥을 엿기름으로 삭혀주는 단계입니다. 저희는 전기밥솥 대신에 인스턴트팟을 사용했는데, 보온 기능이 되기만 하면 상관 없습니다. 제대로 삭혀지지 않으면 단 맛이 충분히 안 나고, 반대로 너무 삭히면 밥이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삭혀주어야 합니다. 밥알이 10개 정도 떠오를 때까지 삭히면 적당하다고 합니다. 

 

 

5. 편생강 몇 조각과 설탕, 엿기름을 더 넣고 끓여줍니다.

이 단계는 엿기름에 의해 밥의 탄수화물이 분해되는 과정을 멈춰주기 위한 과정입니다. 고온으로 끓이면 효소 작용이 멈추니까요 (쓰잘데기 없는 과학자의 사족). 그래서 오랫동안 끓여줄 필요는 없습니다.   

인스턴트팟은 끓이는 기능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식혜 만들 때 아주 편합니다.  

중간 중간 맛을 보며 설탕을 더 넣어주도록 합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넣어야 하더라구요 (총 2컵 정도?).

그리고 끓이는 동안 올라오는 거품들은 걷어냅니다.

 

 

6.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맛있게 먹기!

최대한 빠르게 식혀서 냉장고에 넣으라 하더라구요. 시원하게 해서 먹으니 달달하니 너무 맛있어요!

마침 추석연휴 첫날이 팀 미팅 날이어서 (미국은 휴일이 아닙니다..) 팀원들과 나눠 마시려고 따로 병에 담았어요.

 

그리고 식혜와 함께 먹을 떡도 한인 마트에서 사가지고 함께 가져갔어요.

 

쌀 음료라고 하니 식혜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 동료들이 자꾸 막걸리인 줄 알길래, 오트밀크랑 같은 원리로 만들어지는 무알콜 음료라고 설명한 후에 한 컵씩 대접해 봅니다.

달달한 맛 때문인지 생각보다 상당히 반응이 좋았습니다. 생강을 좀 많이 넣어서 맛이 많이 우러나오게 했더니, 다들 기똥차게 진저 넣었냐고 알더라구요 ㅋㅋㅋ

 

송편도 나름 반응 좋았어요.

쎄서미 필링인데 어떻게 이렇게 단 맛이 나냐고 신기해들 했어요. 

 

 

처음 먹어보는 한국음식의 재료와 만드는 법에 대해 질문이 쇄도해서, 식혜 직접 만들어 보길 정말 잘했다 싶었어요.  한국 문화와 음식이 점점 유명해지고 있는 와중에, 새로운 한국 음식을 알려줄 수 있어서 뿌듯했답니다. 

 

이탈리안 동료가 식혜의 영어 스펠링을 물어봤는데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했어요 ㅋㅋ 이 생소한 한국 전통 음료의 스펠링을 물어보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거든요.

다음에 또 외국인에게 식혜를 대접할 기회가 생기면, Korean traditional rice beverage가 아니라 'sikhye'라는 당당한 이름으로 소개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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